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對 酒 (술을 앞에 두고)
對 酒 (술을 앞에 두고) 대 주 白居易(백거이) 蝸牛角上爭何事 달팽이 뿔같이 좁은 세상에서 무슨 일로 다투는가? 와우각상쟁하사 石火光中寄此身 부싯돌에서 번쩍 튀는 불꽃처럼 이 몸 잠깐 살고 있다. 석화광중기차신 隨富隨貧且歡樂 부유하든 가난하든 기쁘게 즐겨야 하거늘 수부수빈차환락 不開口笑是癡人 입 벌려 웃지 않으면 그 사람은 천치인가 하노라. 불개구소시치인 註 : 對 대(대하다/짝/대답), 蝸 와(달팽이/고둥), 蝸牛 와우(달팽이), 角 각(뿔), 爭 쟁(다투다/소송하다), 石火 석화(돌이 맞부딪칠 때 일어나는 불), 石火光中 석화광중(부싯돌의 불꽃처럼 아주 짧은 시간), 隨 수(따르다/隨∼隨∼…하고…하다 :연속 또는 중첩을 나타냄), 貧 빈(가난), 歡 환(기뻐하다), 開 개(열다), 笑 소(웃다), 癡 치(어리석다) 시인 백거이(772∼846)는 당나라가 정치·사회적 혼란이 가중되던 암울한 시대에 살았다. 젊은 신진 관료중심으로 永貞革新영정혁신(805) 이 시도되었으나 실패하였고, 암울한 시대를 바라보면서 탄식하기도 하였다. 어느 날 술과 마주하고 앉아 삶에 대해 箴言잠언조로 솔직한 자기 기분을 詩로 나타냈다. 제1구절에서 우리가 살고 있는 이 공간을 광활한 우주에 비교하여 한갓 달팽이 뿔 위의 좁은 곳에 불과한 작디작은 공간임을 언급하면서 그 위에서 무엇을 위해 왜 餓鬼아귀다툼을 하고 있느냐며 반문하고 있다. 제2구절에서는 시간적으로 인생의 짧음을 말하고 있다. 부싯돌에서 번쩍 튀는 불꽃처럼 이 지상에 잠깐 몸을 붙이고 살고 있다고 하였다. "인생은 아침이슬 같다"(人生如朝露)는 옛말이 오히려 길게 느껴질 정도이다. 결국 인생의 작고 덧없음을 말하고 있다. 제3·4구절에서 권유하듯이 우리들에게 한마디 던진다. 부유하던 가난하던 기쁘고 즐겁게 살아야 한다. 世波세파가 어떠하든 입을 벌려 웃자고 하면서 솔직한 자기의 느낌을 우리에게 전달하고 있다. 한편, 당 헌종 元和원화 10년(815) 백거이는 강주사마로 좌천된 적이 있다. 모처럼 한가한 시간을 얻어 강서성의 명산 廬山여산에 올랐다. 경치에 도취된 그는 이듬해 816년에 여산 향로봉 아래 초당을 짓기 시작해 다음해 완성하고 7언 율시를 남겼다. "…遺愛寺鐘敧枕聽유애사종기침청, 香爐峰雪撥簾間향로봉설발렴간…"유애사의 저녁 종소리 베개에 기대어 듣고, 향로봉의 눈경치는 주렴을 밀치고 바라본다. 그의 고단한 삶속에서 잠시 유유자적한 때도 있었다. 이로부터 25년이 지나고 68세의 늙은이가 되어 여산을 다시 찾았다가 힘에 부쳐 그 초당에 오를 수 없어 애석해 했다고 한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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