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성체는 세상의 영적 삶을 위한 것이다. 그러므로 성체는 은총을 부여한다. 다음 사항을 존중하는 사람에게 그것은 분명하다. 첫째로, 성체는 은총의 주인이신 그리스도를 내용으로 한다. 둘째로, 성체는 그리스도의 수난의 쇄신으로서, 이 그리스도의 수난은 세상에 은총을 베풀었다. 셋째로, 성체는 은총 안에 이루고 있는 영적 삶을 풍요롭게 하기 위해 음식과 음료로 주어졌다. 넷째로, 성체는 우리들이 그리스도와 함께 일치하기 위한 효과, 우리들이 서로 일치하기 위한 효과를 지니고 있으며, 그것은 바로 사랑의 결합으로서, 바로 은총의 결합이다.
2. 마찬가지로 성체는 은총 이외에 그 결과를 통해 영광의 결실을 가져다 준다. 왜냐하면 그리스도와 그븐의 수난이 문을 열였고, 영적 음식으로든지 또 그리스도와의 결합으로든지 미리 맛보게 하기 때문이다.
3. 은총의 주인이신 그리스도를 내용으로 하는 성체는 그 자체 안에 사죄(死罪)를 사하는 힘을 지니고 있다. 그러나 그것은 수용하는 자에 관계하고 있다. 만일 그들이 사죄를 지니고 있고, 또 양심적으로 부담을 지니고 있다면 성체는 그 사죄를 지우지 않고 오히려 가중시킨다. 사실상 성체는 영적 음식으로서 만일 영적으로 살지 않는 사람이라면 음식이 될 수 없다. 그러나 어떤 이가 사죄를 지니고 있고 또 양심으로 거리끼지 않는다면, 신심으로 받은 성체는 사랑에 근가하여 그것을 사한다.
4. 경죄(輕罪)들은 성체로 사해진다. 왜냐하면 첫째로, 그 경죄들은 욕망에 기인한 영혼의 연약함이고 영혼에 힘을 회복시켜 주는 음식인 까닭이다. 그리고 둘째로, 성체는 사랑의 행위를 자극하는 효과를 지니고 있으며, 이것이 경죄들을 사하는 까닭이다.
5. 죄의 형벌에 있어서 성체는 성사로서 직접적으로 영혼을 부양하는 효과를 지니거나, 죄의 형벌을 사해주는 효과를 지닌 것이 아니다. 그러나 간접적으로 그러한 효과를 지닌다. 우리 안의 자극하는 사랑의 열성을 따라서 비례적으로 지닌다. 예컨대 희생이 그의 헌신에 있어서 봉헌의 열성을 따라 비례적으로 보속의 가치를 지니는 것과 같다.
6. 죄는 영혼의 죽음이다. 죽음은 내적 분열을 통해서, 또는 외적인 폭력에 의해서 발생할 수 있다. 어떻든 성체는 그러한 형태의 영혼의 죽음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한다. 왜냐하면 성체는 음식처럼, 영적 삶을 강하게 하고, 그리스도의 수난의 표지처럼 악마를 대항하는 강한 무기가 된다. 그러므로 성체는 죄로부터 보호한다.
7. 성체는 성사로서든지 또는 흐생으로서든지 그것을 받아들이는 자에 따라서 유용하다. 성사로서는 단지 그것을 받는 자를 위해서만 유용하며, 희생으로서는 다른 이들을 위해서도 유용하다. 왜냐하면 그리스도는 모두를 위하여 죽으셨기 때문이다.
8. 이 성사의 효과는 과거가 아니라 현재의 정신상태를 방해하는 경죄로 말미암아 부분적으로 방해를 받는다. 왜냐하면 이 경죄들은 성체라는 영적 음식 안에 있는 모든 감미로운 지각을 부자유스럽게 하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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