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첫 인간이, 혹시 탈혼 상태(raptus)에서라면 모를까. 신의 본질을 볼 수 있었다고 말하기는 어렵다. 왜냐하면 신 직관(visio Dei)은 지복직관(visio beatifica)이고, 지복 직관을 누리는 이들은 의지를 다른데로 돌릴 수 없으므로 죄를 범할 수 없기 때문이다. 천상의 복된 자들의 경우가 그러하다. 그러나 아담은 우리와 견주어 불 때 신에 대해서 더욱 완전한 지식을 가지고 있었다. 피조물은 신의 '거울(speculum)'이고 신은 거울이 깨끗할수록, 그리고 거기 머무는 눈[眼]이 건강할수록, 더 잘 보인다. 범죄 이전의 아담에게 있어서는 피조물들은 가장 깨끗한 거울이었고, 거기 머무는 그의 지성도 조금도 어둡지 않았었다.
2. 범죄 상태는 무죄 상태와 다르지만, 이 상태든 저 상태든 영혼이 육체와 결합되어 있고 지성이 외감을 통해 인식하기는 매일반이다. 따라서 오늘날 인간이 천사들을 직접 볼 수 없는 것처럼 첫 인간도 그렇게 할 수 없었다.
3. 아담은 전 인류의 시조(始祖)이고 인류의 기초를 놓는 영예를 가졌으므로, 자연적 사물들을 충만히 인식하고 있었고 초자연적인 것들도 충분히 알고 있었다고 말해야 한다.
4. 그가 어떤 것들에 대해선 인식할 수 없었던 것이 사실이지만, 그가 알고 있는 것들은 거짓일 수 없었다. 왜냐하면 그에게 있어서 하위 능력들은 고급 능력들에 복속되어 있었고, 따라서 그는 환상이나 감각 착각들을 겪을 수 없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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