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근담(菜根譚)***
땅이 더러우면 생기는 물건도 많지만,
물이 맑으면 항상 고기가 없는 법이다.
그러므로 군자는 때묻고 더러움도 용납할
수 있는 도량을 가져야 한다. 깨끗한 것만
좋아하고 혼자서만 행하려는 절조는 지니지
말라.
地之穢者 多生物 水之淸者 常無魚。
지지예자 다생물 수지청자 상무어
故君子當存含垢納汚之量 不可持好潔獨行之操。
고군자당존함구납오지량 불가지호결독행지조
해설: 천지는 만물을 포용하여 청탁(淸濁)을 구별하지
않는다. 깨끗한 것만을 좋아하고 혼자서만 결벽을
행하면, 세상 사람과의 조화를 잃어 원만한 처세를
하지 못한다. 그러므로 군자는 청탁을 가림 없이
널리 포용하는 아량을 가져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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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레를 뒤엎는 사나운 말[馬]도 길들이면 부릴 수
있고, 녹여 붓기 어려운 쇠도 잘 다루면 결국 틀에
부어져 그릇이 된다. 언제나 우물쭈물하고 분발하지
않는다면 평생토록 조금의 진전도 없을 것이다.
백사(白沙)선생이 말하기를 "사람이 병이 많음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평생토록 병이 없는 것이 바로
나의 걱정거리"라 했으니, 참으로 옳은 말이다.
泛駕之馬 可就驅馳 躍冶之金 終歸型範。
범가지마 가취구치 약야지금 종귀형범
只一優游不振 便終身無個進步。
지일우유부진 변종신무개진보
白沙云 "爲人多病未足羞 一生無病是吾憂"
眞確論也。
백사운 "위인다병미족수 일생무병시오우" 진확론야。
해설:
사나운 말도 잘 길들이면 명마(名馬)가 되고, 품질이
나쁜 쇠붙이도 잘 다루면 훌륭한 그릇이 된다. 사람도
마찬가지여서 타고난 천성이 좋지 않아도 열심히 노력
하면 뛰어난 인물이 될 수 있다. 그러나 아무리 천성을
잘 타고나도 빈둥빈둥 세월을 보내면서 노력하지 않으
면 아무런 발전도 이룰 수 없다. 명나라의 학자 백사의
말마따나 사람으로서 육신의 병이 많음이 부끄러운
일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아무 고민도 없이 사는 것이야
말로 부끄러운 일이다.
또 다른 해설:수레를 뒤엎는 사나운 말도
길들이면 부릴 수 있고, 약금(躍金)같은 성질이 나쁜
쇠도 잘 다루어 틀에 넣으면 그릇이 될 수 있다.
이처럼 재질이 남만 못한 사람이라도 분발하고 노력
한다면 인간으로서의 사업을 이룰 수 있다.
사람이 되어서 어찌 아무런 계획도 실천도 없이 한가
롭게 놀면서 인생을 헛되게 보낼 수 있르랴.
타고난 체질이 허약하여 병이 많은 것은 부끄러운
것이 없지만, 일생을 두고 인간의 길에 대한 번민이
없는 것이야말로 큰 수치이다.
홍자성[菜根譚]/이기석 역:홍신문화사
최현 옮김/범우사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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