님은 떠나시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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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도의 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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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님은 떠나시고...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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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땅 바닷가
초산 바위에 부서지는 파도처럼 살다 가신 당신은
황금빛으로 물드는 논두렁 길 아침이슬에 치마자락 적시우며 사뿐히 걸어 올라
평소에 그리 그리던 낭군님 곁에 누우셨습니다.
채워도 채워도 못내 채워지지 않는 이생의 험한 생을 뒤로 하시고
이 땅 어머니의 숙명의 길, 마음 가득 근심 걱정으로 많은 밤 지새우시던 당신은
궂은 비 하루 종일 뿌리던 그길을 어이 그리 급하게 서둘러 떠나셨나이까..
아직은 할 일도 많고 거두어야 할 결실도 많은데
시린가슴에 쌓아 둔 서러움도 아픔도 많고 많은데
아름답고 소중하고 빛나는 모든 것 들을 모두 툴툴 털어 버리시고
달 그림자 드리운 그 어두운 길 어이 가려 하시나이까.
봄 날
목련처럼 청초하게 피어나 순백을 자랑하던 고고함으로 안개꽃 내음 그윽하던 당신은
잎도 피기 전 꽃을 피우시느라 그 많은 짐 어깨는 얼마나 무거우셨나요
마음을 스스로 열어 보이시지 않았을 뿐, 미소 뒤에 숨어서 당신을 괴롭히던 삶의 무게는
굽어진 그 허리로 지탱하신 인고의 세월, 얻은 것은 무엇이고 남은 것은 무엇이더이까.
일곱가닥 잎새 피어나 저마다 잘 난 모습 자랑할 때에도
먼 발치에서 지긋한 미소로 쓸쓸히 바라만 보시던 당신은
가슴 한 켠에 펄 펄 끓는 성규의 아픔을 묻고
또 가슴 한 켠을 비수로 도려내어 희성일 묻어
만신창이 헤어진 시린 속을 눈물로 채워 흐느끼시던 세월을 마감하시고
빈 손으로 떠나가시는 그 길
길가에 뿌리는 눈물 하이 없는 길
눈물로 소리내어 울어보아도
어이 당신 마음 조금이나마 헤아릴 수 있겠나이까
산길따라 함초롬이 피어나는 구절초처럼
그리 부딫치며 시달리며 살아 온 기나 긴 세월, 희생의 그 길에
한으로 뿌려져 피어나는 들풀 가녀린 꽃향기로 스치옵니다.
가을 들녁에 바람이 붑니다
근심 걱정 미움 서러움 바람결에 실어 보내시고
슬픔일랑 아픔일랑 모두 모두 아낌없이 버리시고
국화꽃 향기 가득 은은한 길로 바람처럼 가뿐이 떠나시옵소서
하이얀 국화꽃 한 송이 영전에 바치오니
천상 근심없는 영원의 세상에서 얼굴에 미소 가득 편히 쉬소서
아버님 성규 희성이 모두 만나 못다한 이야기꽃 그득 피우실
분향 속 영원의 길 편히 가시옵소서
초산 해변에 어둠이 내리고
출렁이던 파도도 잠자는 시간
뭍을 찾는 갈매기도 슬피 웁니다..
2002. 09.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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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머님을 청산에 모시고
..소주 한 잔에 사모의 정을 실어
..둘째 사위가 명복을 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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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루치: 어머님을 향한 사모곡이 가슴시린 아픔으로 전해옵니다.
누구나 언젠가 가야할 그 곳이지만, 살아생전의 인고의 세월이
남아있는 가족의 마음을 더욱 쓰리게 하는 것인가 봐요. [09/27-2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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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야심경
,,,19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