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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의 기도
주님! 가을엔 기도하고 싶습니다 자연과 더불어 당신의 깊은 사랑속에 침몰되고 싶습니다 이제 수도자의 이름으로 불러 주셨으니 이 세상을 초월할 수 있도록 하여 마음을 붙들어 주소서. 그래서 이 땅을 하직 하는 날 "진정 주님만을 사랑했습니다"라고 서스럼없이 고백하게 하소서. 주님! 가을엔 익어가고 싶습니다 순수하게 익어 가는 과실들을 볼 때마다 제 인격의 설익음을, 사랑과 겸손의 설익음을 질책하여 주소서 이제 좀더 힘쓰고 애써서 농부이신 주님의 손에 따여지는 잘 익은 열매 되게 하소서 주님! 가을엔 돌아보고 싶습니다 사람들의 무의식 속에 밟혀지고 소외당한 내 형제, 자매를 바쁘다는 핑계로 그냥 지나치지 않도록 세심한 사랑과 돌봄을 허락하소서 "우는 자와 함께 울고 즐거워 하는 자와 함께 즐거워 하라"는 주님의 당부를 제가 걷는 걸음걸음에서 실천하게 하옵소서 사도 요한에게 어머니를 부탁 하셨듯이, 저도 주님 보시기에 믿을 만한 사랑의 넉넉함을 이 가을에 허락 하옵소서 주님! 가을엔 진실하고 싶습니다 거짓과 위선이 편만한 이 세상에서 진리를 사모하는 진실한 사람이 되게 하소서 제 입술이 정직 하도록, 제 두눈이, 손과 발, 그리고 마음의 소원이, 주님앞에 진실 하도록 전부를 다스려 주소서 "진실로 진실로 네게 이르노니"하고 말씀 하셨던 주님의 순결함으로 날마다 말씀하소서 주님! 가을엔 만나고 싶습니다. 홀로 있는 고독함에서 주님을 응시할 수 있는 눈을 열어 주소서. 스데반 집사님이 성령의 충만함을 입고 고통 가운데 피어 낸 순교의 꽃봉오리는 주님을 뵙기 위한 애절함 임을 알게 하소서. 주님을 만난다는 것은 자신을 잊는 것에서부터 자초함을 제가 깨닫게 하소서. -가을의 문턱에서- .. 박연숙..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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