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혼의 불
-묵연스님- 언제 또 다시 어여쁜 모습을 보랴 만남과 이별은 바람 같아서 붙잡아도 가버리고 놓아도 돌아오건만 이제, 오늘의 이별이 구슬분물로 적셔지면 언제 또 다시 애절한 사랑을 하랴 한낮 부질없는 몸부빔이 그리운 것이 아니라 내 가슴에 흐르는 너의 강물이 아직 바다에 이르지 못한 까닭에 시간의 단절이 사랑을 동강낼 수는 없으련만 수심에 빠져드는 고뇌를 거둘 줄을 모르나니 덧없는 시간이 흐르고 흐른 뒤 어여쁜 모습 사라져 가도 맑고 빛나는 눈을 잊지는 못하련만 다만 죽는 날까지 다시 보지 못할까 그것이 두려워라 핀 꽃은 시들고 삶은 죽는 것이지만 한번 새긴 사랑은 죽어도 못잊겠기에 밤하늘을 수놓은 별세계로 내 영혼을 보내기 전에 꽃향기 가득한 지상에서 어여쁜 그대를 다시 볼 수 있기를 소원하나니 다시 볼 수만 있다면, 영원히 안심할 바다에 이르겠지만 짧은 인생의 미련을 없거니와 다시 보고픈 마음 단념치 못해라 아! 사랑은 죽음보다 강하고 세월보다 길어서 두터운 망각으로도 덮어버릴 수 없도다 한심하게 사랑하고 바보처럼 잊기엔 가슴을 다 준 진실이 너무도 허망하기에 잊을 수 없는 이여! 언제 또 다시 보랴 따스한 가슴 어느 날 다시 안으랴 만남과 이별은 돌고 돌건만 언제나 돌아서 우리 사랑 다시 만나랴 나는 그대를 ’잊지 않음’으로 항상 만나리 사랑한 진실 영원하도록 나는 그대를 간직하리 이 생에서 저 생으로 다음 생으로 내 혼의 불이 꺼지지 않는 한! |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