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죄는 뉘우치지 않거나 뉘우칠 수 없는 것일 때 사해질 수 없는 것이 된다. 나그네로서의 인간은 악마와도 같이 악에 머물러 있기를 원하지 않는다. 악과 선에 대해 상당히 유연적이다. 그러므로 죄에 대해서 항상 뉘우칠 수 있다. 또 하느님의 자비와 그리스도의 수난의 효과가 무한한 까닭에 죄에 대한 뉘우침은 항상 용서를 얻게 하는 가치를 지닌다. 그러므로 모든 죄는 참회로써 지울 수 있다.
2. 어떤 죄도 하나의 덕으로 취급되는 뉘우침없이 사해질 수 없다. 왜냐하면 은총과 더불어 하느님은 인간을 기꺼이 받아들이기 때문이다. 죄라는 것을 통하여 하느님을 거스르고 창조물을 향하는 것일 때, 인간이 창조물에게 등을 돌리기 위해서가 아니라 하느님께 향하고자 한다면 죄들은 성사로서 고해성사로 사해지는 그만큼 그 자체로 고해성사 없이 사해질 수 있다. 왜냐하면 사제 직무를 통해서 참회 안에서 죄를 사하시는 하느님은 고해성사에 있어서 죄를 사하는 직무자(사제)를 중재로 하지 않고도 직접 사할 수 있기 때문이다.
3. 한편 죄라는 것이 어떤 것은 사해질 수 있고, 또 어떤 것은 사해질 수 없는 것일 수 없다. 왜냐하면 은총은 하느님께 모독이 되는 사죄와 더불어 회개가 공존하게 하지 못한다. 그렇기 때문에 어떤 죄는 사해지고 또 어떤 죄는 사해지지 못하는 것으로 남을 수 없다.
4. 사죄는 범법행위에 상응하는바, 이중적이다. 즉 하느님을 거스르는 일과 타락에로 빠져드는 것이다. 따라서 형벌도 이중적이다. 첫째로, 영원한 선과 관련해서 영원한 형벌이 있고, 이것은 회개와 은총으로 사해질 수 있다. 둘째로, 타락한 것과 관련해서 일시적 형벌이 있다. 이것은 정의상 필요로 하는 어떤 속죄행위를 통해서 사해질 수 있다.
5. 참회나 죄의 용서가 이루어진 이후에도 선핸된 죄로 인하여 악으로 기울어지는 경향에 머물 수 있다. 결국 죄의 흔적이 남는다.
6. 고해성사의 질료로서 질서지워진 덕인 참회는 그 안에 열쇠의 능력이 형상을 대신하여 작용하기 때문에, 모든 성사에서와 마찬가지로 질료의 결정적인 부분을 이룬다. 그러므로 죄의 용서는 덕으로서의 참회의 결과이다. 더 나아가서 성사로서 참회의 효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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