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다른 성사들은 질료를 사용에서 완성을 이룬다면, 성체성사는 질료를 축성함에 있어서 그 완성을 이룬다. 다른 성사들은 질료의 축성이 하나의 기도문 안에 구성되어 있다. 한편 성체성사는 하느님만이 작용할 수 있는 기적적인 변화 안에 구성되어 있다. 다른 성사들은 그 형상이 질료의 사용과 상관적이어야만 한다. 예컨대 "나는 너에게 세례를 베풉니다." 그러나 성체성사는 질료의 축성과 상관적 관계를 지녀야 한다. 그러므로 성체의 형상은 다음과 같은 언어 구조를 지닌다 : "이것은 나의 몸이다. 이것은 나의 피다." 그리고 사제는 그리스도의 인격 안에서 그것을 선포한다. 가령 세례성사의 경우, "나는 당신에게 세례를 베풉니다"라는 말로써 성사를 이루는 것처럼, 더 이상 직무자의 인격으로가 아니다.
2. "이는 내 몸이다."라는 빵의 축성기도문은 실체 변화의 실제적 효과를 표현한다. 그러므로 그러한 형상은 적합하다. 더욱이 그리스도의 몸으로 실체변화의 실제적 효과가 완료되면서, 거기서부터 실체변화가 시작된다. 즉 단지 비본질적인 것으로만 남아 있는 빵은 단순한 대명사 "이는"으로 지시되고 있다.
3. 한편 포도주의 합당한 축성의 형상은 다음과 같은 축문이 이어진다. "새롭고 영원한 계약을 맺는 잔이다." 이것 역시 포도주 축성의 형상에 속한다. 왜냐하면 "나의 피"라는 서술어를 한정시키는 말이며, "이것은 나의 피의 잔"이라는 말은 포도주가 피로 전환하는 것을 지시하고, 그 밖의 뒤따라오는 다른 축문은 수난에서 흘리신 피의 효과를 지시하기 때문이다.
4. 성체성사가 새로운 계약의 성사로 존재하면서 무엇보다도 합당한 성사로서, 하나의 창조적 능력이요, 실체 변화의 효과적 힘이지만, 항상 도구적인 형상으로서의 언어를 받아들이는 것이 필요하다. 즉 사제는 그리스도의 인격 안에서 발음해야 한다는 것이다.
5. 축성의 언어는 실행적 힘을 지니고 있지만 중대한 가치를 지니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물이도록 만들지만 어떤 것을 가정하는 것은 아니다. 순간적으로 이루는 것이지, 계속적으로 작용하는 것이 아니다. 그러므로 이 성사의 표현이 요구하는 마지막 의미는 "먼저 빵이었던 이 외형 하에 그 내용으로 있던 그것은 그리스도의 몸이다."라는 것이다. 그 주어는 어떤 이름으로 규정되지 않고 어떤 대명사로 규정되지 않은 채 남아 있다. 그러므로 축성의 형상은 대단히 진실한 표현 문구다.
6. 빵의 축성 기도문은 즉시로 그 결과가 따른다. 그리고 포도주의 축성기도문을 발음할 때 그 효과의 실행을 위해서 기다려야 한다는 것은 거짓이다. 왜냐하면 사용된 동사는 현재형이다. "이는 내 몸이다." 미래형이 아니라 현재형이다. 그러므로 즉시로 현실화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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