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성체 안의 빵과 포도주의 비본질적인 것들은, 즉 감각적인 외형들은 빵과 포도주의 실체를 주체로 지닐 수 없다. 왜냐하면 성체성사 안에서 그것은 더 이상 빵과 포도주일 수 없기 때문이다. 또 이 감각적 외형들은 그리스도의 실체를 주체로 지닐 수도 없다. 왜냐하면 인간의 육체의 외형을 지니고 있을 수 없기 때문이다. 또 다른 주체로 전이될 수도 없다. 공기를 예로 들자면, 비본질적 존재는 한 주체에서 다른 주체로 전이될 수 없기 때문에, 또 공기는 빵과 포도주의 외적 모습으로 전이될 수 있는 능력도 없기 때문에, 그 고유한 외형을 지니면서도 더 이상 다른 외형을 받아들일 수 없다. 결과적으로 주체 없이 남아 있으며, 전능하신 제1원인이신 하느님께서 실존의 제2원인인 빵과 포도주의 실체의 결핍을 보충하신다.
2. 비본질적인 사물의 첫번째 범주인 질(質)은 다른 존재들의 주체가 된다. 그것은 다음과 같이 강조된다. 첫째로, 감각에 인지될 수 있도록 나타나는 그런 것은, 예컨대 색깔 같은 것은, 빵과 포도주의 외적 차원 안에서 드러나기 때문이다. 둘째로, 질료의 첫번째 성향이 항상 양적 차원이기 때문이다. 셋째로, 그 주체는 개별성의 원리가 되어야 하고, 그 양은 개별성의 원리를 이루는 요소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다른 비본질적인 것이 질량의 주체일 수 있다는 것은 결코 납득할 수 없기 때문이다.
3. 성체 안에 남아 있는 빵과 포도주의 형상은 실체 변화의 첫번째 범주로서 감각이나 육체에 대해 계속 작용한다. 왜냐하면 만일 하느님께서 당신의 전능하심으로써 비본질적 사물들의 본연의 존재 안에 그 형상들을 보존하신다고 한다면, 자연적으로 그들의 존재에 대하여 작용이 계속 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므로 모든 비본질적인 사물들은 그 전처럼 그들의 고유한 작용이 계속 보존되고 있는 것이다.
4. 이 밖에도 비본질적 사물들은 축성 이전에 부패될 수 있었던 것처럼, 축성 이후에도 부패될 수 있다. 그 자체로, 예컨대 색깔, 맛, 양 등에 있어서 변화될 수 있다. 또 비본질적인 측면에서, 또 주체적 이유로 해서, 다시 말해 그리스도의 실체 이전의 빵과 포도주의 실체가 비본질적인 사물로서의 존재적 관계를 지니고 있는바, 이것이 빵과 포도주를 축성 이전에 부패케 할 수 있는 것이다. 이것이 축성 이후에도 부패케 할 수 있다. 결과적으로 성체 안에서 그리스도의 실체가 빵과 포도주의 실체를 계승하고 있는데, 만일 빵과 포도주의 실체가 비본질적 사물의 부패에 의해서 변화되어서 다른 실체가 계승된다면, 더 이상 그리스도의 실체일 수 없는 것이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의 실제적 현존이 중단된다.
5. 성체의 외형은, 부패할 수 있는 것으로서, 축성되기 전에 빵과 포도주의 실체가 그럴 수 있는 것처럼, 가령 재가 되거나, 또는 가루가 되는 것처럼, 새로운 형태로 재생될 수 있다. 그런 것들은 그리스도의 몸으로부터 유래하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 분명하다. 왜냐하면 그리스도는 부패할 수 없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이런 경우에는 어떤 사물이 부패하여 또 다른 무엇을 생성케 한다든가 하는 사실이 진실일 수 없다는 것이다. 불필요하게 기적들은 다량화하지 않기 위해 다른 우연유들의 주체는, 물론 이것은 이어 오는 형상들의 주체가 되는 것이기도 하지만, 항상 질료의 본연적인 것으로서 양적 능력으로부터 유래한다는 것이 타당하다. 또 이것은 새로운 기적도 아니다. 다만 선행된 기적의 결과일 뿐이다.
6. 성사적 외형은 영야을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을 잘 설명할 수 있는 것이다. 왜냐하면 재로 변화할 수 있는 것처럼 인간의 몸으로 변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7. 성사적 외형이 부서지거나 파괴될 수 있다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어떤 어려움을 수반하지 않는다. 왜냐하면 외형적 균열의 주체는 성체 안에 남아 있는 빵과 포도주로서의 양이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그것은 그리스도를 부수거나 규열시키는 것이 아니다. 왜냐하면 그리스도는 부패할 수 없는 것처럼 그렇게 그분은 나누일 수 없는 분이기 때문이다.
8. 마찬가지로 축성 이전에 어떤 종류의 술을 포도주에 섞을 수 있는 것처럼, 축성 이후에도 그럴 수 있다. 그러나 그 효과는 다르다. 많은 양을 섞어서 그 결과로 제3의 다른 무엇이 되어, 거기서 포도주의 외형을 보존할 수가 없다고 한다면, 그리스도의 실제적 현존은 멈춘다. 만일 많은 양을 섞어 마지막에 축성항 포도주와 동일한 것으로 결과가 나오지 않는다면 같은 식으로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작은 양을 섞어 그 혼합이 어떤 부분을 제한한다면 그 부분만큼 실제적 현존을 멈추게 하는 것이지, 전체가 그런 것은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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