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성체성사의 재료는 빵과 포도주이다. 왜냐하면 예수는 성체성사를 세우기 위해 빵과 포도주를 사용하셨기 때문이다. 그것은 지극히 적합한 선택이었다. 왜냐하면 우리에게 있어서 빵과 포도주는 모든 인간들에게 일상적인 음식이라는 점에서 그러하다. 또 그리스도의 수난의 관점에서 빵과 포도주는 그분의 죽음에서 발생한 육체로부터의 피의 분리를 표현하고 있기 때문이가. 그리고 교회의 관점에서 마치 빵이 양식으로서의 여러 밀알이 이룬 결실이고, 포도주는 많은 포도알들이 모여 이루어진 것처럼 성체성사의 재료 안에서 여러 신자들이 하나의 일치를 이루고 있다는 것을 잘 보여 주고 있기 때문이다.
2. 성체성사의 재료가 규정되어 있다 해도 그것이 양을 규정하는 것은 아니다. 양은 성체성사에 참여하는 신자들에 따라서 정해져야 할 것이다. 왜냐하면 이 성사의 목적은 신자들이 받아 모시는 데 있기 때문이다.
3. 그런데 이 성사의 재료로서 이 빵은 밀알로 된 것이어야 하며, 다른 곡식으로 된 빵이어서는 안 된다. 왜냐하면, 첫째로 그리스도께서 실제로 밀로 된 빵을 축성하셨기 때문이고, 둘째로 당신의 죽음을 암시하신바 이 성사가 그 죽음을 기념하여야 하며, 또 땅에 떨어진 밀알로 잘 비유가 되고 있기 때문이다. 셋째로 가장 영양분이 많은 밀빵으로 이 성사의 효과를 드러내고자 원하셨기 때문이다.
4. 재료에 있어서 누룩이 든 빵이나 누룩이 들지 않은 빵이나 동일한 가치를 지닌다. 라틴 교회에서는 누룩이 들지 않은 빵을 선택한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께서 이 성체성사를 누룩이 들지 않은 빵을 먹는 축제 첫날에 세우셨기 때문이다. 그리고 모든 부패와 거리가 먼 그리스도의 몸이 되는 데 이 빵이 매우 적합하기 때문이다. 마지막으로 신자들에게도 잘 적용되는바, 이 성체성사에 참여함에 있어서 갖추어야 할 진지함을 잘 표현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5. 같은 이유로 포도로 만든 포도주가 이 성사의 고유한 재료가 된다. 왜냐하면 그리스도께서 축성하신 포도주는 포도로 만든 까닭이다. 이것은 영적 기쁨이라는 이 성사의 효과를 잘 표현하고 있다.
6. 교회가 중요하게 규정하고 있는 바에 따라서 포도주에 물을 조금 혼합하여 축성하는 것이 필요하다. 이것은 그리스도께서 이 성사를 세우실 때 그렇게 하셨기 때문만이 아니라 그리스도께서 죽으실 때 그의 가슴에서 물과 피가 흘러나왔다는 사실 때문에도 그렇다. 또 성체 안에서 백성들이 그리스도와 결합한다는 의미 때문이기도 한다.
7. 그러나 이것은 신자들을 배려한 성사의 측면이다. 이것이 성사의 본질을 형성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므로 물은 축성에 있어서 적법성의 필요 때문이지 성사의 유효성의 필요 때문은 아니다.
8. 그러므로 성사의 유효성을 위해 필요한 재료가 포도주라고 하면 혼합시켜야 하는 물은 포도주의 본성을 변화시키지 않을 만큼 조금만 섞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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