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사물은 자기를 그렇게 형성한 제작자에게 빚지고 있다. 그러나 그의 존재 전체를 빚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예컨대 석상(石像)은 조각가에게 자기가 `석상암'을 빚지고 있다. 그러나 자신의 `돌[石]' 자체를 그에게 빚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조각가가 석상을 보존하면 그 `석상임' 을 보전하는 것이고 그것을 파괴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빛에는 태양이 `참여'하고 있고 따라서 태양이 비추면 공기는 태양의 현존 하에 남아 있는 한 비추어진 채로 밝게 남아 있다. 이처럼, 아니 그 이상으로, 참여된 존재(ens participatum)인 우리는 존재 자체인 신에게 우리의 모든 존재와 그 보존을 빚지고 있다. 신에게 있어서 사물들의 보존은 하나의 `계속적인 창조(credtio continua)' 이다.
2. 이런 사물 보존(conservatio)에 신은 이차적 원인들도 활용한다.
3. 신 말고도 그 어떤 것도 필연적 존재를 가질 수 없고, 또 신은 사물들에 관해서 자유롭다. 따라서 `신은, 만일 원한다 하더라도 사물들을 파괴할 수 없을 것이다' 라고 말해서는 안 된다.
4. 그러나 어떤 것도 무(無)로 환원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할 수 있다. 실상 신은 비물질적 실체들·천사들·영혼들을 불멸의 것으로 안배했다. 물질은 변하지만 파괴되지는 않는다. 파괴는 기적을 통해 일어날수 있을지 모른다. 그러난 이런 기적은 신의 선성에 반대되는 기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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