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세상(mundus)은 제멋대로 돌아가는 것이 아니다. 우리는 그것이 기가막힌 조화 속에서 추동되고 있음을 본다. 그러므로 그것을 추동시키는 어떤 힘이 있다. 우리가 우주(universum) 속에서 보는 질서(ordo)는 그것을 통치하는 자가 있음을 알려 준다. 통치하는 자가 없다면 이 놀라운 질서와 운행은 어떻게 가능할 수 있단 말인가? 신의 신성이 사물들에 존재를 주었다면, 그것들을 완성으로 이끌고 목적에로 안내하는(즉 통치하는) 것도 역시 같은 신의 신성에 해당된다.
2. 세상은 `선(善, bonum)' 으로 향한다. 왜냐하면 절대선·선 자체가 그들을 끌어당기고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세상에 있는 모든 선은 (절대선에) 참여된 선이다. 따라서 세상이 그리로 향하고 있는 선은 세상 바깥에 있는 선이다.
3. 세상을 잡아끌고 그래서 통치하는 절대선·선 자체·최고선은 오직 하나다. 그러기에 세상 통치하는 통일성이 있다. 이것은 분해되어 버리는 것을 기피하는 사물들의 본성에도 일치한다.
4. 목적에 관해서 말하자면, 세상 통치엔 유일한 결과가 있다. 신에게로 향하는 본성에 관해서는 2중의 결과가 있다: 신의 선성을 닮아가던가, 그 선성을 `나누는 태도' 를 닮아가던가, 그리고 구체적인 수단에 관해서는 결과가 무수하다.
5. 신은 만물의 창조적인 동시에 목적이다. 따라서 모든 사물은 신의 통치, 신의 섭리 하에 있다.
6. 사물 통치에 있어서 신은 보편적 통치권을 당신 자신에게 유보한다. 그러나 그 수행에 관한 한 사물들도 당신 통치에 참여시킨다. 왜냐하면 그들은 모두 선성을 나누는 신을 닮아가야 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신을 훌륭한 교육자들보다 못한 것처럼 판단해서는 안 된다. 사실 훌륭한 선생들은 제자들을 깨닫게 해 줄 뿐 아니라, 또한 그 제자들 자신이 다른 이들에게 선생이 될 수 있도록 그렇게 가르치는 것이다.
7. 그리고 어떤 것이 섭리 질서를 벗어나는 듯이 보일 때, 그것은 어떤 이차적 원인들에 관련해서 일어나는 것이지 보편적 제일 원인인 신 자신에 관련해서 일어나는 것이 아닌 것이다.
8. 그리고 어떤 것도 신의 통치 질서를 벗어날 수 없는 것처럼, 그 어떤것도, 설사 자유로운 피조물이라 할지라도, 거기에 반기를 들 수 없다. - 가끔 반기를 드는 것처럼 보일 때조차도 말이다. 실상 모든 작용에는 충동과 목적이 있다. 그런데 세상을 충동하고 목적으로 이끄는 자가 바로 세상을 통치하는 신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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