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성서는 신에게 있어서의 어떤 '전개(processio)'를 말한다. 아리우스(Arius)는 그것을 하나의 원인에서 흘러나오는'결과들'이라는 의미로 해석했다. 사벨리우스(Sabellius)는 동일 주체의'여러 작용들'이라는 의미로 해석했다. 그러나 이렇게 되면 위격(persona)들은 셋이 아니라 오직 하나가 될 것이다. 둘 다 잘못 짚었다. 왜냐하면 그들은'전개'를 어떤'외부적 작용'으로 보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신의 작용은 하위의 피조물들에 견주어서 볼 것이 아니라, 고등 피조물 즉 지성 존재들에 견주어서 고찰되어야 한다. 지성 존재에 있어 작용은'내면적', 즉 주체 속에 머무는'내재적(內在的, immanens)'행위이다. 예컨대 개념 산출은 정신 속에서 형성되고(vervum mentis, 정신의 말 = 개념) 음성을 통해 의미된다(vervum vocis, 말) 신앙은 신에게서의 위격들의'전개'를 이런식으로 이해한다.
2. 한 생명체에서 다른 생명체로 (종적[種的] 본성의 유사함 속에서)'전개'되는 이런 생명 원리를 일컬어'출생(nativitas)'이라고 부르듯이, 바로'말씀'(Vervum = 개념)의'전개'는'출생'이다. 실상 지성의 작용은 생명적 작용이고 그래서'말씀'은 그에게 결합된 한 생명체로부터'전개'된다. 그것은 외부적 작용을 말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그리고 본성적 유사(類似) 속에서'전개'된다. 왜냐하면 대상을 표상하는 일은 바로 지성의 개념의 일이기 때문이다. 그리고 신은 인식자·인식 대상·인식 수단이 모두 동일한 신 자신인 그러한 방식으로 자기 자신을 인식하므로(14. 4).'말씀'은 성부와 똑같은 신이다.
3. 그러나 지성적 본성은'지성'과'의지'라는 이중의 내면적 작용을 가진다. '말씀'의'전개'는 지성의 작용에 따른 것이고 그 때문에 인식 대상은 인식 주체 속에 있다. 그리고 의지의 작용에 따르는 우리에게 있어서처럼, 신에게는 또 하나의 두번째 작용 즉'사랑'이 있다. 사랑의 대상이 사랑의 주체 속에 있게 된다. 이처럼 신에게는'말씀'의 전개 외에도'사랑'의 전개가 있다.
4. 그렇지만 사랑의 전개에서 중요한 것은 유사에 따른'출산(generatio)'이 아니라, 불면서 충동하고 끌어당기는 바람[風]과 같은 경향이다. 따라서 신에게서 이렇게 전개되는 것은 성자처럼이 아니라, 부는 바람 즉 영(靈,spiritus)처럼 전개된다.
5. 신에게는 지성과 의지 작용 외에는 다른 '전개'가 없다. 그러므로 전개는 이들 둘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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