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가는 지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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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ocky  (homepage)님께서 남기신 글
숫타니파타 1

게시자: 손영환(sonosyh)  
게시일: 2002-08-22 12:43:43


숫타니파타

이 <지혜와 자비의 말씀>은 <숫타 니파아타> (Sutta-nipata)의 번역이다.
<숫타 니파아타>는 "경(經)의 집성"을 의미한다.
불교의 그 많은 경전 중에서도 최초에 이루어진 것이 바로 이 <숫타 니파아타>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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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장 사품(蛇品)

1. 뱀 / 2. 다니야 / 3. 물소의 뿔 / 4. 밭을 가는 바아라드 바아자 / 5. 춘다 / 6. 파멸/7. 천한 사람 / 8. 자비(慈悲) / 9. 설산(雪山)에 사는 사람 / 10. 아알라바카 야차(夜叉)/11. 승리 / 12. 성인(聖人)


1. 뱀

(1) 뱀의 독이 몸에 퍼지는 것을 약으로 다스리듯, 치미는 화를 삭이는 수행자(修行者)는, 이 세상(此岸)도 저 세상(彼岸)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 버리는 것처럼.

(2) 연못에 핀 연꽃을 물 속에 들어가 꺾듯이, 애욕을 말끔히 끊어 버린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는 것처럼.

(3) 넘쳐흐르는 애착의 물줄기를 남김 없이 말려 버린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는 것처럼.

(4) 거센 흐름이 연약한 갈대의 뚝을 무너뜨리듯이, 교만한 마음을 남김 없이 없애 버린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는 것처럼.

(5) 무화과 나무 숲속에서 꽃을 찾아도 얻을 수 없듯이, 모든 존재를 항상 있는 것이라고 보지 않은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는 것처럼.

(6) 안으로 성냄이 없고, 밖으로는 세상의 영고 성쇠(榮枯盛衰)를 초월한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는 것처럼.

(7) 생각(想念)을 불살라 남김이 없고, 마음이 잘 다듬어진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는 것처럼.

(8) 달려갈지라도 너무 빠르거나 느리지 않고, 망상(妄想)을 아주 초월한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는 것처럼.

(9) 달려갈지라도 너무 빠르거나 느리지 않고, `이 세상 모든 것은 허망하다’고 아는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는 것처럼.

(10) 달려갈지라도 너무 빠르거나 느리지 않고,`모든 것은 허망하다’고 알아 탐욕에서 떠난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는 것처럼.

(11) 달려갈지라도 너무 빠르거나 느리지 않고,`모든 것은 허망하다’고 알아 애욕에서 떠난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는 것처럼.

(12) 달려갈지라도 너무 빠르거나 느리지 않고,`모든 것은 허망하다’고 알아 미움에서 떠난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는 것처럼.

(13) 달려갈지라도 너무 빠르거나 느리지 않고,`모든 것은 허망하다’고 알아 헤매임(迷妄)에서 떠난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는 것처럼.

(14) 나쁜 버릇이 조금도 없고, 악이 뿌리를 뽑아 버린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는 것처럼.

(15) 이 세상에 다시 태어날 인연이 되는, 즉 번뇌에서 생기는 것을 조금도 갖지 않은 수행자는,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는 것처럼.

(16) 사람을 생존에 얽어매는 애착을 조금도 갖지 않은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는 것처럼.

(17) 다섯 가지 덮임(5蓋)을 버리고, 번뇌 없고 의혹을 넘어 괴로움이 없는 수행자는, 이 세상도 저 세상도 다 버린다. 마치 뱀이 묵은 허물을 벗어버리는 것처럼.


2. 다니야

(18) 소치는 다니야가 말했다.
" 나는 이미 밥도 지었고,우유도 짜 놓았습니다. 마히이 강변에서 처자와 함께 살고 있습니다. 내 움막은 지붕이 덮이고 방에는 불이 켜졌습니다. 그러니 신(神)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19) 스승은 대답했다.
"나는 성내지 않고 마음의 완강한 미혹(迷惑)을 벗어 버렸다. 마히이 강변에서 하룻밤을 쉬리라. 내 움막(곧 자신)은 드러나고 탐욕의 불은 꺼져 버렸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20) 소치는 다니야가 말했다.
"모기나 쇠파리도 없고, 소들은 늪에 우거진 풀을 뜯어 먹으며, 비가 와도 견디어낼 것입니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21) 스승은 대답했다.
"내 뗏목은 이미 잘 만들어져 있다. 거센 흐름에도 꺼떡없이 건너 벌써 피안(彼岸)에 이르렀으니, 이제는 더 뗏목이 소용없노라.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22) 소치는 다니야가 말했다.
"내 아내는 온순하고 음란하지 않습니다. 오래 함께 살아도 항상 내 마음에 듭니다. 그녀에게 그 어떤 나쁜 점이 있다는 말도 듣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23) 스승은 대답했다.
"내 마음은 내게 순종하고 해탈해 있다. 오랜 수양으로 잘 다스려졌다. 내게는 그 어떤 나쁜 점도 있지 않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24) 소치는 다니야가 말했다.
"나는 놀지 않고 내 힘으로 살아가고 있습니다. 내 아이들은 모두 다 건강합니다. 그들에게 그 어떤 나쁜 점이 있다는 말도 듣지 못했습니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25) 스승은 대답했다.
"나는 그 누구의 고용인도 아니다. 스스로 얻은 것에 의해 온 누리를 걷노라. 남에게 고용될 이유가 없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26) 소치는 다니야가 말했다.
"아직 길들지 않은 송아지도 있고, 젖을 먹는 어린소도 있습니다. 새끼 밴 어미소도 있고, 발정한 암소도 있습니다. 그리고 암소의 짝인 황소도 있습니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27) 스승은 대답했다.
"아직 길들지 않은 어린 소도 없고, 젖 먹는 송아지도 없다. 새끼 밴 어미소도 없으며, 발정한 암소도 없다. 그리고 암소의 짝인 황소도 없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28) 소치는 다니야가 말했다.
"소를 매놓을 말뚝은 땅에 박혀 흔들리지 않습니다. <문자> 풀로 만든 새 밧줄은 잘 꼬여 있으니, 송아지도 끊을 수 없을 것입니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29) 스승은 대답했다.
"황소처럼 고삐를 끊고, 코끼리처럼 냄새나는 넝쿨을 짓밟았으니, 나는 다시 모태(母胎)에 들지는 않을 것이다. 그러니 신이여, 비를 뿌리려거든 비를 뿌리소서."

(30) 갑자기 검은 구름이 비가 되어 뿌리더니 골짜기와 언덕에 물이 넘쳤다. 신께서 뿌리는 빗소리를 듣고 다니야는 이렇게 말했다.

(31) "우리는 거룩한 스승을 만나 얻은 바가 참으로 큽니다. 눈이 있는 이여, 우리는 당신께 귀의(歸依)하오니 스승이 되어 주소서. 위대한 성자시여.

(32) 아내도 저도 순종하면서 행복한 분(부처님) 곁에서 청정한 행(淸淨行)을 닦겠나이다. 그러면 생사가 없는 피안(彼岸)에 이르러 괴로움을 없애게 될 것입니다."

(33) 악마 파아피만이 말했다.
"자녀가 있는 이는 자녀로 인해 기뻐하고, 소를 가진 이는 소로 인해 기뻐한다. 사람이 집착하는 근본은 바로 기쁨이다. 집착할 데가 없는 사람은 기뻐할 것도 없으리라."

(34) 스승은 대답했다.
"자녀가 있는 이는 자녀로 근심하고, 소를 가진 이는 소 때문에 걱정한다. 참으로 사람이 집착하는 근본은 근심이니라. 집착이 없는 이는 근심할 것도 없느니라."


3. 무소의 뿔

(35) 모든 생물에 대해서 폭력을 쓰지 말고, 모든 생물을 그 어느 것이나 괴롭히지 말며, 또 자녀를 갖고자 하지도 말라. 하물며 친구이랴.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36) 서로 사귄 사람에게는 사랑과 그리움이 생긴다. 사랑과 그리움에는 괴로움이 따른다. 연정에서 우환이 생기는 것임을 알고,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37) 친구를 동정한 나머지 마음이 얽매이면 손해를 본다. 가까이 사귀면 이런 우려가 있는 것을 알고,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38) 자식이나 아내에 대한 애착은 마치 가지가 무성한 대나무가 서로 엉켜 있는 것과 같다. 죽순이 다른 것에 달라붙지 않도록,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39) 숲속에서 묶여 있지 않는 사슴이 먹이를 찾아 여기 저기 다니듯이, 지혜로운 이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40) 동반자(同伴者)들 속에 끼면, 쉬거나 가거나 섰거나 또는 여행하는 데도 항상 간섭을 받게 된다. 남이 원치 않는 독립과 자유를 찾아,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41) 동반자들 속에 끼면 유희와 환락이 있다. 또 자녀들에 대한 애정은 매우 크다.
사랑하는 사람과 헤어지는 것은 싫지만,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42) 사방으로 돌아다니면서 남을 해치려는 생각 없이 무엇이나 얻은 것으로 만족하고, 온갖 고난을 이겨 두려움 없이,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43) 출가한 몸으로 아직 불만을 품고 있는 사람들이 있다.
또한 집에 사는 재가자(在家者)도 그러하다. 남의 자녀에게 집념하지 말고,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44) 잎이 떨어진 코오빌라아라 나무처럼, 재가자의 표적을 없애 버리고 집안의 굴레를 벗어나, 용기 있는 이는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45) 만일 그대가 현명하고, 일에 협조하고,예의 바르고, 총명한 동반자를 얻는다면 어떠한 난관도 극복하리니, 기쁜 마음으로 생각을 가다듬고 그와 함께 걸어가라.

(46) 그러나 만일 그대가 현명하고, 일에 협조하고, 예의 바르고, 총명한 동반자를 얻지 못하면 마치 왕이 정복한 나라를 버리고 가듯,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47) 우리는 참으로 친구를 얻는 행복을 기린다. 자기보다 뛰어나거나 동등한 친구와는 가까이 친해야 한다. 이러한 친구를 만나지 못할 때에는 허물을 짓지 말고,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48) 금공(金工)이 잘 만들어낸 두 개의 황금 팔찌가 한팔에서 서로 부딪치는 소리를 듣고,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49) 이와 같이, 두 사람이 같이 있으면 잔소리와 말다툼이 일어나니라. 장차 이런 일이 있을 것을 잘 살펴,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50) 욕망은 실로 그 빛깔이 곱고 감미로우며 즐겁게 하고, 또한 여러 가지 모양으로 마음을 산산이 흩으러 놓는다. 욕망의 대상에는 이러한 우환이 있다는 것을 알고,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51) 이것이 내게는 재앙이고 종기이고 화이며, 병이고 화살이고 공포다. 이렇듯 모든 욕망의 대상에는 그러한 두려움이 있는 것을 알고,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52) 추위와 더위,굶주림,갈증,바람, 그리고 뜨거운 햇볕과 쇠파리와 뱀,이러한 모든 것을 이겨 내고,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53) 마치 어깨가 떡 벌어진 코끼리가 그 무리를 떠나 마음대로 숲속을 거닐 듯이,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54) 모임(集會)을 즐기는 이에게는 잠시 동안의 해탈에 이를 겨를이 없다.
태양의 후예(부처님)가 한 말씀을 명심하여,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55) 서로 다투는 철학적 견해를 초월하고 깨달음에 이르는 결론에 도달하여 도(道)를 얻은 사람은 `나는 지혜를 얻었으니, 이제는 남의 지도를 받을 필요가 없다’하고,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56) 탐내지 말고 속이지 말며, 갈망하지 말고 남의 덕을 가리지도 말며, 혼탁과 미혹을 버리고, 세상의 온갖 애착에서 벗어나,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57) 의롭지 못한 것을 보고 그릇되고 굽은 것에 사로잡힌 나쁜 벗을 멀리 하라.
탐욕에 빠져 게으른 사람에게 가까이 하지 말고,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58) 널리 배워 진리를 아는, 고매하고 총명한 친구와 사귀라. 온갖 이로운 일을 알고 의혹을 떠나,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59) 세상의 유희나 오락이나 쾌락에 만족하지 말고 관심도 가지지 말라. 꾸밈없이 진실을 말하면서,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60) 처자도 부모도 재산도 곡식도, 친척이나 모든 욕망까지도 다 버리고,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61) `이것은 집착이구나. 이곳에는 즐거움도 상쾌한 맛도 적고 괴로움뿐이다. 이것은 고기를 낚는 낚시이다’ 라고 깨닫고, 현자(賢者)는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62) 물속의 고기가 그물을 찢는 것처럼, 또는 불이 다 탄 곳에는 다시 불 붙지 않는 것처럼, 모든 번뇌의 매듭을 끊어 버리고,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63) 우러러 보거나 헤매지 말고, 모든 감관(感官)을 막아 마음을 지켜 번뇌가 일어나는 일 없이, 번뇌의 불에 타지도 말고,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64) 잎이 저버린 파아리찻타 나무처럼, 재가자(在家者)의 모든 표적을 버리고 출가하여 가사를 걸치고,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65) 모든 맛에 탐착하지 말고, 욕구하거나 남을 양육하지 말라. 문전마다 밥을 빌어 가정에 매이지 말고,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66) 마음의 다섯 가지 덮개를 벗겨 버리고, 모든 수번뇌(隨煩惱)를 잘라 버려 의지하지 않으며, 애욕의 허물을 끊어 버리고,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67) 전에 경험했던 즐거움과 괴로움을 버리고, 또 쾌락과 우수를 버리고 맑은 고요와 안식을 얻어,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68) 최고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노력 정진하고, 마음의 해이를 물리치고 행동하는 데에 게으르지 말며, 힘차게 활동하여 몸의 힘과 지혜의 힘을 갖추고,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69) 홀로 앉아 선정(禪定)을 버리지 말고, 모든 일에 늘 이치와 법도에 맞도록 행동하며, 살아 가는 데 있어 우환을 똑똑히 알아,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70) 애착을 없애기 위해 게으르지 말고, 벙어리도 되지 말고, 학식이 있고 마음을 안정시켜 이치(理法)를 확실히 알며 자제하고 노력해서,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71) 소리에 놀라지 않는 사자같이, 그물에 걸리지 않는 바람같이, 물에 더럽히지 않는 연꽃같이,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72) 이빨이 억세어 뭇짐승의 왕이 된 사자가 다른 짐승을 제압하듯이, 종벽한 곳에 살기를 힘쓰라.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73) 자비와 고요와 동정과 해탈과 기쁨을 때에 따라 익히고, 모든 세간(世間)을 저버림이 없이,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74) 탐욕과 혐오와 헤매임을 버리고, 매듭을 끊어 목숨을 잃어도 두려워 말고,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75) 사람들은 자기의 이익을 위해 벗을 사귀고 또한 남에게 봉사한다. 오늘 당장의 이익을 생각지 않는 벗은 보기 드물다. 자신의 이익만을 아는 사람은 추하게 보인다. 물소의 뿔처럼 혼자서 걸어 가라.


4. 밭을 가는 바아라드바아자

(76) 내가 들은 바에 의하면, 어느 때 거룩하신 스승(부처님)께서는 마가다나라 남산에 있는 <한포기 띠(芽)>라고 하는 바라문 촌에 계시었다. 그때 밭을 갈고 있던 바라문 바아라드바아자는 씨를 뿌리는 데에 오백 자루의 괭이를 소에 메웠다. 스승께서는 오전중에 속옷을 입고 바리때와 겉옷(重依)을 걸치고, 밭을 갈고 있는 바라문 바아라드바아자에게로 가셨다. 때 마침 그는 음식을 나누어 주고 있기에 스승은 한쪽에 가 서 계시었다. 바라문 바아라드바아자는 음식을 받기 위해 서 있는 스승을 보고 말했다.

사문(沙門 = 도를 닦는 사람)이여, 나는 밭을 갈고 씨를 뿌립니다. 밭을 갈고 씨를 뿌린 후에 먹습니다. 사문이여, 당신도 밭을 가십시오. 그리고 씨를 뿌리십시오, 갈고 뿌린 다음에 먹으십시오."

스승은 대답하셨다.
"바라문이여, 나도 밭을 갈고 씨를 뿌립니다. 갈고 뿌린 다음에 먹습니다."
바라문이 말했다.
"그러나 우리는 당신 고오타마의 멍에나 호미, 호미날, 작대기나 소를 본 일이 없습니다. 그런데 당신 고오타마는 어째서 `바라문이여, 나도 밭을 갈고 씨를 뿌립니다. 갈고 뿌린다음에 먹습니다’라고 하십니까?"

이 때 밭을 갈던 바라문 바아라드바아자는 시(詩)로써 스승에게 여쭈었다.
"당신은 농부라고 자칭하시지만, 우리는 밭 가는 것을 본 일이 없습니다. 당신이 밭을 간다는 것을 우리들이 알아 듣도록 말씀해 주십시오."

(77) 스승은 대답했다.
"믿음은 종자요,고행은 비이며, 지혜는 내 멍에와 호미, 부끄러움은 괭잇자루, 의지는 잡아 메는 새끼, 생각은 내 호미날과 작대기입니다.

(78) 몸을 근신하고 말을 조심하며,음식을 절제하여 과식하지 않습니다.나는 진실을 김매는 것으로 삼고 있습니다.
유화(柔和)가 내 멍에를 떼어 놓습니다.

(79) 노력은 내 황소이어서 나를 안온의 경지로 실어다 줍니다.
물러남이 없이 앞으로 나아가 그곳에 이르면 근심 걱정이 없습니다.

(80) 이 밭갈이는 이렇게 해서 이루어지고 단 이슬(甘露)의 과보를 가져 오는 것입니다. 이런 농사를 지으면, 온갖 고뇌에서 풀려 나게 됩니다."

(81) 이 때 밭을 가는 바라문 바아라드바아자는 커다란 청동(靑銅)바리에 우유죽을 하나 가득 담아 스승에게 올렸다.
"고오타마께서는 우유죽을 드십시오. 당신은 진실로 밭가는 분이십니다. 왜냐하면 당신 고오타마께서는 단이슬의 과보를 가져다 주는 농사를 짓기 때문입니다."

"시를 읊어 얻은 것을 나는 먹을 수 없습니다. 바라문이여, 이것은 바르게 보는 사람들(눈을 뜬 사람들)의 하는 일이 아닙니다.시를 읊어 생긴 것을 눈을 뜬사람들(諸佛)은 받지 않았습니다. 바라문이여, 법에 따르는 이것이 눈을 뜬 사람들의 생활 방법입니다.

(82) 완전한 사람인 큰 선인(大仙人), 번뇌의 더러움을 다 없애고, 나쁜 행위를 소멸해 버린 사람에게는 다른 음식을 드리십시오. 그것은 필경 공덕을 바라는 이의 복밭이 될 것입니다."

"그러면 고오타마시여, 이 우유죽을 저는 누구에게 드려야 합니까?"

"바라문이여, 신, 악마, 범천(梵天)들이 있는 세계에서 신, 인간, 사문, 바라문을 포함한 뭇 중생 가운데서 완전한 사람(如來)과 그의 제자를 빼놓고는, 아무도 이 우유죽을 먹고 소화시킬 사람은 없습니다. 그러므로 바라문이여, 이 우유죽일랑 산 풀이 적은 곳에 버리십시오."

그리하여 밭을 가는 바라문 바아라드바아자는 그 우유죽을 생물이 없는 물속에 쏟아 버렸다. 그런데 그 우유죽은 물속에 버려지자마자 부글부글 소리를 내면서 많은 거품을 내뿜는 것이었다. 마치 온종일 뙤약볕에 쪼여 뜨거워진 호미날을 물속에 넣을 때 부글부글 소리를 내면서 많은 거품이 이는 것과 같았다. 이때 바라문 바아라드바아자는 모골이 송연하여 두려워 떨면서 스승 곁에 다가섰다. 그리고 스승의 두발에 머리를 조아리며 여쭈었다.

"놀라운 일입니다, 고오타마시여. 놀라운 일입니다, 고오타마시여. 마치 넘어진 사람을 일으켜 주듯이, 덮인 것을 벗겨 주듯이, 길 잃은 이에게 길을 가리켜 주듯이, 혹은 `눈이 있는 자는 빛(色)을 보리라’ 하여 어둠 속에서 등불을 비춰 주듯이, 고오타마 당신은 여러가지 방편으로 진리를 밝혀 주셨습니다. 저는 고오타마 당신께 귀의하고, 진리와 도를 닦는 스님들의 모임에 귀의합니다. 저는 고오타마 곁에 출가하여 완전한 계율(具足戒)을 받겠습니다."

이렇게 해서 밭을 가는 바라문 바아라드바아자는 부처님 곁에 출가하여 완전한 계를 받았다. 그 후 얼마 되지 않아 이 바아라드바아자는 홀로 사람들을 멀리하고 부지런히 정진하여 마침내 더 없이 청정한 행의 궁극을 - 많은 선남자들은 바로 그것을 얻기 위해 집을 나와 집없는 상태가 된 것인데 - 현세에서 스스로 깨달아 증명하고 구현하며 살았다. `태어나는 일은 끝났다. 청정한 행은 이미 완성됐다. 할 일을 다 마쳤다. 이제 또 다시 이런 생존을 받지는 않는다’ 라고 깨달았다.
그리하여 바아라드바아자 장로는 성인(聖人)의 한 사람이 되었다.



5. 춘다

(83) 대장장이 아들 춘다가 말했다.
"위대하고 지혜로운 성인, 눈을 뜬 어른, 진리의 주인, 애착을 떠난 분, 인류의 최상자(最上者), 뛰어난 마부에게 저는 물어 보겠습니다. 세상에는 얼마나 되는 수행자가 있습니까? 일러 주십시오."

(84) 스승(부처님)은 대답했다.
"춘다여, 네 가지 수행자가 있고, 다섯번째는 없느니라. 지금 그 물음에 답하리라. <도로써 이긴 이(勝者)> <도를 말하는 이> <도에 사는 이> 그리고 <도를 더럽히는 자>이니라."

(85) 대장장이 춘다는 말했다.
"눈을 뜬 사람은 누구를 가리켜 <도로써 이긴 이>라 부르십니까? 그리고 <도를 생각하는 사람>은 어찌하여 다른 이와 견줄 수 없습니까? 또 묻겠습니다만 <도에 의해 산다>는 것을 설명해 주십시오. 그리고 <도를 더럽히는 자>라는 것도 제게 말씀해 주십시오."

(86) "의혹을 넘어서고 고뇌를 떠나 열반을 즐기며, 탐욕을 버리고 신(神)들을 포함한 세계를 이끄는 사람, 이런 사람을 <도로써 이긴 이>라고 눈을 뜬 사람들은 말한다.

(87) 이 세상에서 가장 으뜸가는 것으로 알고, 법을 설하고 판별하는 사람, 의혹을 버리고 동요하지 않는 성인을 수행자들 중에서 둘째로 <도를 말하는 이>라 부른다.

(88) 잘 설명된 법의 말씀인 도에 살아 스스로 억제하고, 깊이 생각해서 잘못된 말을 하지 않는 사람을 수행자들 중에서 세째로 <도에 사는 사람>이라 부른다.

(89) 맹세한 계율을 잘 지키는 체하지만, 고집세고 가문을 더럽히며, 오만하고 거짓이 있으며, 자제력이 없고 말 많고 그러면서도 잘난 체하는 사람을 가리켜 <도를 더럽히는 자>라고 한다.

(90) 학식이 있고 총명한 재가(在家)의 성스런 신도는 `그들 네 종류의 수행자는 다 이와 같다’고 알아, 그들을 통찰하여 그와 같이 보더라도 그 신도의 믿음은 없어지지 않는다. 그는 어째서 더럽혀진 것과 더럽혀지지 않은 것, 깨끗한 이와 깨끗하지 않은 자를 똑같이 볼 수 있을 것인가."


6. 파멸

(91) 내가 들은 바에 의하면, 어느 때 거룩하신 스승(부처님)은 사아밧티이(舍衛城)의 제타 숲, 고독한 사람들에게 먹을 것을 나눠 주는 장자의 동산(祗樹給孤獨園 = 祗園精舍)에 계시었다. 그 때 용모가 아름다운 한 신이 밤중이 지났을 무렵, 제타 숲을 두루 비추면서 스승께 가까이 왔다. 그러더니 스승께 절하고 한쪽에 서서 시로써 호소하는 것이었다.
"저희는 파멸하는 사람에 대해서 고오타마께 여쭈어 보겠습니다.
파멸에 이르는 문은 어떤 것입니까? 스승께 그것을 묻고자 이렇게 찾아 왔습니다."

(92) 스승은 대답했다.
"번영하는 사람도 알아 보기 쉽고, 파멸도 알아 보기 쉽다. 진리를 사랑하는 사람은 번영하고, 진리를 싫어하는 사람은 망한다."

(93)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첫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둘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94) "나쁜 사람들을 사랑하고 착한 사람을 사랑하지 않으며, 나쁜 사람이 하는 일을 즐기면,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95)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둘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세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96) "잠자는 버릇이 있고, 교제의 버릇이 있고, 분발해서 정진하지 않고 게으르며, 걸핏하면 화 잘 내는 것으로 이름난 사람이 있다.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97)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세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네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98) "자기는 풍족하게 살고 있으면서 늙어 쇠약한 부모는 돌보지 않는 사람이 있다.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99)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네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다섯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100) "바라문이나 사문, 혹은 다른 걸식하는 이를 거짓말로 속인다면,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101)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다섯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여섯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102) "엄청나게 많은 재물과 황금과 먹을 것이 있는 사람이 혼자서 맛있는 것을 먹는다면,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103)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여섯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일곱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104) "혈통을 뽐내고 재산과 가문을 자랑하면서 자기네 친척을 멸시하는 사람이 있다.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105)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일곱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여덟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106) "여자에게 미치고 술과 도박에 빠져 버는 족족 잃어버리는 사람이 있다.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107)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여덟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아홉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108) "자기 아내로 만족하지 않고, 매춘부와 놀아나고, 남의 아내와 어울린다.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109)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아홉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열번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110) "한창때를 지난 남자가 틴발 열매처럼 불룩한 유방을 가진 젊은 여인을 유인하여 그녀를 질투하는 일로 밤잠을 이루지 못한다면,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111)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열번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열 한번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112) "술과 고기 맛에 빠져 재물을 헤프게 쓰는 여자나 남자에게, 집안 일의 실권을 맡긴다면,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113) "잘 알겠습니다. 옳은 말씀입니다. 이것이 열 한번째 파멸입니다. 스승님, 열 두번째 것을 말씀해 주십시오. 파멸의 문은 무엇입니까?"

(114) "크샤트리야(武士) 집안에 태어난 사람이 권세는 작은데 욕망만 커서, 이 세상에서 왕위를 얻고자 한다면, 이것은 파멸의 문이다."

(115) 세상에는 이러한 파멸이 있다는 것을 잘 살펴서, 성현들은 진리를 보고 행복한 세계에 이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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