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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9문 : 은총의 필요성
등록일자: 2000/08/30 14:56 조회수: 33 1. 분명 신이 우리에게 이성을 주고 보존하며 그것을 현실대로 움직이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아무것도 인식할 수 없었을 것이다. 이 ‘자연적 빛(lumen naturale)’은 스스로 감각적 사물을 통해 자연적 질서의 진리를 인식하기에 넉넉하다. 그러나 더욱 고상한 것들에 대해서는 지성은 특별한 빛, 예컨대 이성에서의 ‘신앙의 빛(lumen fidei)’. 저승에서의 ‘영광의 빛(lumen gloriae)’ 없이는 아무것도 인식할 수 없다. 2. 원죄 이전의 인간은 그 본성에 적합한 선을 얻기에 충분한 힘을 지니고 있었다. 그러나 초자연적 선을 얻을 수 있었다는 것은 아니다. 범죄 이후엔 마치 병자(病者)처럼 되었고, 그래서 초자연적인 선을 위해서뿐 아니라 모든 자연적 선을 위해서도 충분한 힘을 지닐 수 없게 되었다. 때문에 신의 이중의 도움이 필요하다 : a) ‘치유하는 은총’ b) 언제나 필요한 ‘이끌어주는 은총’외에도) ‘작용할 은총’ 3. 모든 것 위에 신을 사랑한다는 것은 온전한 본성 상태에서는 즉 초자연적 질서로 가지 고양되지는 못했지만 그러나 아직 부패하지 않았던 상태에서는 가능했었을 것이다. 왜냐하면 이것은 다른 모든 사물에서도 그렇듯이 그에게도 자연스러운 것이었기 때문이다. 다만 그에겐 ‘이끌어 주는 은총(gratia movens)’만이 필요했다. 그러나 부패된 본성 상태에 잇는 인간이 신을 모든 것 위에 사랑할 수 있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치유하는 은총(gratia sanans)’이 필요하다. 4. 은총 없이도 모든 계명들을 지킨다는 것은 범죄 이전의 인간은 할 수 있었지만, 범죄 이후의 인간은 ‘치유하는 은총’ 없이는 할 수 없다. 한편 그것을 신의 초자연적 사랑으로 하는 일은 은총 없이는 범죄 이전의 인간조차도 할 수 없었다. 5. 또 역시 범죄 이전의 인간도 은총 없이는 영원한 생명을 얻을 수 없었다. 그것은 그의 본성적 능력을 넘기 때문이다. 6. 선을 행하고 이와 함께 신 직관(神直觀)에 이를 수 있게 해 주는 것은 ‘성화 은총(pratia sanctificans)’이다. 그러나 그것을 얻기에 합당한 준비를 갖추기 위해서는 선한 생각들을 자극하는 신의 은총이 필요하다. 왜냐하면 의지를 위해서는 제일 먼저 움직이는 것은 목적인데, 여기서 그 목적은 자연적 능력을 넘으므로, 따라서 어떤 특별한 움직임(動因)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7. 또한 범죄로부터 다시 일어설 수 있기 위해서도 은총이 필요하다. 그리고 이것은 신이 성화 은총을 주고 의지를 올곧게 교정하고 죄의 해악을 치유키 위한 영벌(永罰)을 용서해 주어야 하기 때문에도 더욱 그러하다. 8. 온전한 본성 상태 속에서는 인간은 보호해 주는 신의 섭리 때문에 사죄와 경죄들을 피할 수 있다. 그리고 회복된 본성 상태 속에서도 인간은 사죄들과 각각의 경죄들을 피할 수 있다.(그렇지만 경죄들을 모두 다 피할 수 있다는 것은 아니다.)그러나 범죄 상태 속에서는 인간은 경죄에 대해서 뿐만 아니라 사죄에 대해서도 너무도 나약하기 때문에 죄를 범하지 않고 오래 견뎌 나갈 수 없다. 왜냐하면 죄악들의 무게가 그를 자꾸 잡아 끌어내리기 때문이다. 9. 죄로부터의 억제는 부정적인 부분이다. 적극적이 부분은 선행을 쌓고 악을 예방하는 일이다. 그러나 탐욕과 무지가 남아 있기 때문에 의인(義人)들도 현실적인 신의 도움 즉 은총을 필요로 한다. 10. 의인이 모든 유혹의 그물을 거슬러 은총 상태에 항구하게 남아 있을 수 있기 위해서는 특별한 질서의 현실적인 은총이 필요하다. 그것은 바로 ‘궁극적 인내심(perseverantia finalis)’ 의 은총이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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