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전/필독서/동몽선습(童蒙先習),어제동몽선습서문,御製童蒙先習序

御製童蒙先習序

夫此書卽東儒所撰也總冠以五倫復以父子君臣夫婦長幼朋友列之于次而其自太極肇判三皇五帝夏殷周漢唐宋以至皇朝歷代世系纖悉備錄逮夫我東始檀君歷三國至于我朝亦爲俱載文雖約而錄則博卷雖小而包則大其況堯舜之道孝弟而已舜之命契以五品爲重此文之冠以五倫者其意宏矣噫孝於親然後忠於君弟于兄然後敬于長以此觀之五倫之中孝弟爲先雖然詩贊文王曰於緝熙敬止敬者成始終徹上下之工夫也故大學要旨卽敬字也中庸要旨卽誠字也誠敬亦於學問車兩輪鳥兩翼者也今予於此書以誠敬二字冠于篇首誠然後能免書自我自敬然後可以欽體欽遵學者豈可忽乎哉予又於卷下國初開創受號朝鮮之文慨然追慕三復興感也噫繼繼繩繩重熙累洽寔是至仁盛德深恩隆惠垂裕後昆之致繼體之君式體至德兢兢業業誠心調劑至于蕩蕩誠心愛民永保元元則吾國其庶幾也吾國其庶幾也且我東禮義雖因箕聖之敎化三韓以後幾乎泯焉入于我朝禮樂畢擧文物咸備惜乎述者之猶遺乎此哉嗟爾小子益加勉旃也夫

時玄黓閹茂朝月上浣命芸館而廣印作序文於卷首

夫此書卽東儒所撰也總冠以五倫復以父子君臣夫婦長幼朋友列之于次 부차서 즉동유소찬야 총관이오륜 부이부자군신부부장유붕우 열지우차 ▶이 책은 우리나라 선비가 지은 것이다. 첫머리에서 오륜에 대해서 총괄적으로 논하고, 그 다음은 이것을 다시 부자·군신·부부·장유·붕우로 순서를 열거(列擧)하였다. 而其自太極肇判三皇五帝夏殷周漢唐宋以至皇朝歷代世系纖悉備錄 이기자태극조판 삼황오제하은주한당송이지황조 역대세계 섬실비록 ▶태극(太極)이 비로서 나누어짐으로부터 삼황·오제·하·은·주·한·당·송을 거쳐 명나라에 이르기까지 역대의 대대의 혈통(血統)이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逮夫我東始檀君歷三國至于我朝亦爲俱載 체부아동 시단군 역삼국 지우아조 역위구재 ▶우리나라에 이르러서는 단군에서부터 삼국을 거처 조선에 이르기까지 역시 자세하게 기록되어 있다. 文雖約而祿則博卷雖小而包則大 문수약 이록칙박 권수소 이포칙대 ▶글은 비록 간략하나 그 범위는 넓고, 책은 비록 작으나 그 속에 포함되어 있는 것이 크다. 其況堯舜之道孝弟而已舜之命契以五品爲重此文之冠以五倫者其意宏矣 기황요순지도 효제이이 순지명계 이오품위중 차문지관이오륜자 기의굉의 ▶더군다나 요·순의 도는 효제일 뿐이랴. 순이 계(契)에게 명하여 오품을 중히 여기게 했으니, 이 책의 첫머리에 오륜을 말한 것은 그 뜻이 대한히 깊다 噫孝於親然後忠於君弟於兄然後敬于長以此觀之五倫之中孝弟爲先 희 효어친연후 충어군 제어형연후 경우장 이차관지 오륜지중 효제위선 ▶아, 어버이에게 효도하고 나서 임금에게 충성하고, 형에게 공손하고 나서 어른을 공경하니, 이것을 가지고 본다면 오륜 가운데 효제가 제일이다. 雖然詩贊文王曰於緝熙敬止敬者成始終徹上下之工夫也 수연 시찬문왕왈어집희경지 경자 성시종철상하지공부야 ▶그러나 시경〉에서 문왕을 칭송하여 말하기를,"아아! 공경의 덕을 밝히셨네,"라고 했다. 공경이란, 일의 시작과 끝맺음을 바로 하고, 위와 아래를 이어주게 하는 공부인 까닭에 故大學要旨卽敬字也中庸要旨卽誠字也誠敬亦於學問車兩倫鳥兩翼者也 고 대학요지 즉경자야 중용요지 즉성자야 성경 역어학문 거양륜조양익자야 ▶그래서 대학〉의 요지는 곧 경(敬)이란 한 글자로, <중용〉의 요지는 곧 성(誠)이란 한 글자로 통한다. 성·경은 또한 학문에 있어서 수레의 두 바퀴, 새의 두 날개의 역할을 하는 것이다. 今予於此書以誠敬二字冠于篇首誠然後能免書自我自敬然後可以欽體欽遵學豈可忽乎哉 금여어차서 이성경이자 관우편수 성연후 능면서자아자 경연후 가이흠체흠준 학기가홀호재 ▶내 이제 이 책의 첫 편에서 성·경, 두 글자를 책머리에서 강조하노라 마음을 정성스럽게 한 후에야 책은 책대로, 나는 나대로 되는 것을 벗어날 수 있고, 공경히 한 후에야 가르침을 본받고 따를 수 있는 것이니, 배움에 있어 어찌 가벼이 할 수 있겠는가 予又於券下國初開創受號朝鮮之文慨然追慕三復興感也 여우어권하국초개창 수호조선지문 개연추모 삼복흥감야 ▶나는 또 이 책맨 마지막에 나오는, 나라를 처음 새우고서 조선이라는국호를 받았다는 부분에 이르러서, 개연히 추모하여 감탄의 말이 입에서 절로 나옴을 금치 못했다. 噫繼繼承承重熙累洽寔是至仁盛德沈恩隆惠垂裕後昆之致 희 계계승승 중희누흡 식시지인성덕심은융혜 수유후곤지치 ▶아아 왕업을 대대로 이어받서 문물이 빛나고 정치가 밝았던 것은 참으로 지극하신 인덕과 융숭한 은혜가 후손에게 미친 까닭이다. 繼體之君式體之德至于蕩蕩誠心愛民永保元元則吾國其庶幾也 계체지군 식체지덕 지우탕탕 성심애민 영보원원 칙오국기서기야 ▶앞으로 왕업을 이어받는 임금들도 이 지극한 인덕을 본받아서 삼가고 경계하여 성심으로 백성을 보살펴 영원히 보전한다면, 우리나라도 그 앞날을 크게 기대할 수 있을 것이다. 且我東禮義雖因箕聖之敎三韓以後幾乎泯焉入于我朝禮義畢擧文物咸備惜乎術者之猶遺乎此哉 차아동예의 수인기성지교 삼한이후 기호민언 입우아조 예의필거 문물 함비 석호 술자지유유호차재 ▶또한 우리나라의 예의가 비록 기성(箕聖)의 가르침에서 나왔다지만, 삼한(三韓) 이후로는 거의 없어지고 말았다. 우리 조선에 들어와서 예의가 밝아지고 문물이 모두 갖추 어졌건만 안타깝게도 이 책을 지은이가 이것을 빠뜨리고 써넣지 않았다. 嗟爾小子益加勉旃也夫 차이소자 익가면전야부 ▶아아! 어린이들이여, 더욱 힘쓸지어다. 時玄黓閹茂朝月上浣命芸館而廣印作序文於卷首 시현익엄무조월상완 명운관이광인 작서문어권수 ▶임술년 정월 상한(上澣)에 예관에 명하여 이 책을 널리 간행하도록 하고, 책 첫 머리에 서문을 쓰노라 (영조英祖대왕)